-연구의 배경과 목적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2023. 10. 24. 일부 개정 내용)에 따르면 ‘학교폭력’이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유인, 명예훼손·모욕, 공갈, 강요·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폭력 등에 의하여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한다(국가법령정보센터, 2023). 범정부 차원의 폭력 없는 안전한 학교환경 조성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교폭력 유형이 다각화되고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학교폭력을 야기하는 여러 요소 중 디지털 세대인 청소년에게 미치는 미디어의 영향력도 빼놓을 수 없다. 스마트폰 및 각종 디지털 미디어의 편재와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청소년의 미디어 사용량이 현저하게 증가하였다(배상률 외, 2021, 정보통신정책연구원, 2022). 텔레비전 영상물, 영화, 온라인 게임, 유튜브 등 미디어를 통해 빈번히 접하는 폭력적 장면들은 폭력행위에 대한 유희, 폭력행위가 초래하는 결과에 대한 사소화(trivialization), 가해자의 영웅화 등으로 인해 폭력의 허용성 태도 형성 및 강화, 모방 범죄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아동기와 청소년기는 가치관 정립과 사회화가 왕성히 이루어지는 시기로 이들은 미디어가 반복적으로 제공하는 메시지에 보다 쉽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배상률, 2012; Macionis, 1995).
미디어는 청소년들의 사회화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데올로기 전달의 핵심 수단(core systems for the distribution of ideology)으로 작용하는 미디어는 특정 콘텐츠와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제공함으로써, 미디어 이용자들은 이러한 콘텐츠와 메시지를 내재화하는 과정을 겪게 된다(배상률, 2012).
미디어 콘텐츠 내에서 폭력적 장면의 반복된 노출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적절한 대응 방안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청소년이 즐겨 소비하는 미디어에 나타나는 폭력장면들의 양상을 살피고, 청소년의 폭력성, 폭력허용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미디어의 종류, 미디어 이용 행태, 미디어콘텐츠 유형 등의 영향력을 살펴보고자 한다.
-연구내용
정부 부처와 연구기관에서 발행한 학교폭력의 현황 및 추세를 살폈다. 관련 분야의 대표적인 조사로 교육부의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들 수 있다. 초등학교 4학년생부터 고등학교 3학년생을 대상으로 매년 2회에 걸쳐 이뤄지는 조사로 온오프라인에서 발생하는 학교폭력의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사이버폭력 실태조사를 통해 학교폭력 중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는 각종 폭력들의 추이를 파악하고 있다. 푸른나무재단(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 매년 실시하는 ‘전국학교폭력실태조사’는 설문과 인터뷰를 통해 학교폭력의 실태뿐만 아니라 예방 및 대응 방안을 위한 청소년과 현장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우리 사회와 언론은 청소년이 반사회적 행동을 할 때 종종 그 원인을 미디어에 돌리는 경향이 있다. 물론, 미디어가 이러한 문제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관련 이론과 연구 결과들은 미디어의 영향이 일관되고 강력하며 즉시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디어 사용 패턴, 인구 사회학적 배경,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미디어의 영향력은 다르게 나타난다. 본 보고서는 학교폭력 현황 및 추세 분석에 이어서, 수용자의 인지, 태도,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미디어 효과를 설명한 주요 이론을 고찰하고 미디어 폭력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측정한 선행연구를 살폈다.
중고등학생 연령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하였다. 미디어가 전달하는 폭력적 콘텐츠의 소비 실태를 파악하고, 폭력적 콘텐츠 소비가 청소년의 폭력성 및 폭력 허용도에 미치는 영향력을 분석하였다. 본 연구가 학교폭력 감소와 청소년의 건강한 미디어 이용을 위한 정책 마련을 위한 기초자료와 시사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